“할락산에 진달래고장 와자자 호고 온갖 생이소리 자작자작 호는 봄 호고도 삼월돌. 촘 너미도 유멩혼 배비장 나으리의 혼백을 불러당 앉저 놔그네, 글미가 애랑이를 볼끈 안앙 사랑을 소근닥거렸던 연애 이왁이나 혼번 들어봅주.”

극단 정낭극장(대표 강한근)이 통상 50번째 ‘배비장’ 공연에 도전한다.

오는 9~10일 오후 7시 제주시민회관에서 공연될 ‘배비장전’은 이 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1981년 초연 이후 1990년까지 49회를 공연, ‘제주연극 사상 최다,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갖고 있다.

이 극단이 제31회 정기공연 및 창단 22주년 특별기획 작품으로 12년 만에 이 작품을 꺼낸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극단 사정. ‘배비장전’(김상열 작, 연출.각색 강한근)을 초연할 당시 연출자였던 강한근씨가 “100회 공연을 하고 싶다”고 ‘쫑파티’에서 단원들과 한 약속때문이다.

‘배비장전’이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이라는 것도 한 이유다.
강씨는 “‘배비장전’에는 제주언어.민요.무속.풍습.풍물 등 제주문화유산이 모두 담겨 있다.
제주선인들의 얼을 재현하고 이 안에 숨쉬는 제주정신을 찾는 데 제격인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공연될 ‘배비장전’은 1985년 전국연극제 제주대표작으로 참가하면서 각색한 작품이다.
강씨는 원작자의 양해를 얻어 대본 일부를 제주사투리로 고치고, 사또 기생 무당 등 일부 배역도 늘렸다.

이때 정통 연극과 마당극 요소를 가미하고, 제주민요(6수)와 제주사투리를 삽입해 극적 재미를 살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돌또기’, ‘사랑가’ 등 제주민요 외에 ‘신목사타령’, ‘동풍가’, ‘봉지가’ 등 민요 6수를 추가해 제주색을 더 입혔다.

‘배비장전’은 점잔과 가식을 앞세우는 양반 배비장의 허위의식을 드러낸 고전해학극. 체면에 죽고 사는 배비장역은 김세찬씨, 기지와 재치로 양반 체면을 박살내는 기생 애랑역은 박연하씨가 맡는다.
이밖에 최영철(방자), 고길호(해설), 김태삼(사또), 정공철(무당)씨 등이 출연한다.

관람료 예매 5000원.현매 1만원.
문의 (722)1871.

<제주일보 발췌>